작성일 : 23-03-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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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다져서 꽉 채워라(1)
우룡 스님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대우주법계는 무한합니다.
허공이 무한 하듯이 무한합니다.
그야말로 공(空)입니다.
그러나 이 공(空)은 허무(虛無)의 공이 아닙니다.
그 공(空) 속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불의 기운도 물의 기운도 가득 충만되어 있습니다.
어디에나 불의 기운이 있기에 두 돌을 마주치면 불꽃이 탁탁 튀고, 거기에 섶을 대면 불길이 일어납니다.
인연만 맞으면 불이 일어나고 물이 생겨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 우주에는 성취의 요소가 가득 충만되어 있습니다.
대우주 법계에 성취의 요소가 가득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든지 열심히 성취를 구하면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 성취를 각(覺.깨달음)으로 바꾸어 봅시다.
대우주 공간에 각의 요소가 가득차 있기 때문에 참선을 해도 각을 이루어낼 수가 있고, 염불을 해도 각을 얻어낼 수가 있으며, 경을 읽어도 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참회 기도를 하거나 절을 부지런히 하여도 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대우주 법계에 각(覺)의 체(體)가 가득하기 때문에 우리가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관한 한가지의 우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따스한 봄이 되어 봄바람이 불어 오면 나뭇가지에 잎이 돋고 풀이 푸른 싹을 틔우고 붉은 꽃. 흰 꽃. 노란색 꽃등이 피어 납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삭막했던 산천이 아름답게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봄바람인데도 같은 색의 꽃이 피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이가 봄을 관장하는 동쪽의 신인 청제(靑帝)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청제께서 봄바람을 일으키자 온 산천에 풀이 돋고 잎이 나고 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같은 봄바람을 맞는데 같은 색의 꽃이 피어나지 않고, 어떤 나무에는 흰 꽃이, 어떤 나무에는 붉은 꽃이 피어납니까?"
그러자 청제가 답했습니다.
"그것은 나도 모른다.
나는 따뜻한 바람만 불어서 그들의 생장을 도울 뿐, '너는 붉은 꽃을 피워라, 너는 흰 꽃을 피워라' 고 할 수가 없다."
이것은 봄바람이 연(緣)이 될 뿐, 인(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이야기입니다.
인(因), 곧 나무의 본바탕이 흰 꽃을 피우게 되어 있는 나무이므로 연(緣)인 봄바람을 주어 흰 꽃이라는 과(果)를 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연(緣)인 봄바람이 꽃을 희게 만들고 붉게 만들고 노랗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대우주 법계에 생명력이 가득 충만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종자(因)들이 봄바람이라는 연(緣)을 만나면 인과 연의 화합으로 각각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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