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2-28 07:08
 조회 : 3,437
|
믿되 의심하고 분심 내라(6)
영진 스님
닭이 알을 낳아서 병아리를 만드는 데 21일 걸립니다.
그때 어디 갔다 왔다 합니까.
꾸준하게 같은 체온으로 꾸준함으로 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그렇습니까?
스님들도 화두 걸리면 열심히 하는데 안 걸리면 허송세월 보내는 것을 반복합니다.
반복하다 보면 점이 선으로, 선이 면으로, 면이 공간으로 됩니다.
낙숫물이 바위 뚫듯이 꾸준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미 닭만 알 수 있는 일이 생깁니다.
알에서 보내는 ‘나갈게요’ 하는 신호를 어미 닭은 느끼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나온다는 신호가 줄(啐)이고 어미가 부리로 쪼는 게 탁(啄)입니다.
줄탁동시(啐啄同機)입니다.
선지식과 제자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아무리 선지식 찾아가서 물어도 함부로 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알려주는 순간 답이 아닙니다.
1 더하기 1은 2다 이거 알려고 화두 들지 않습니다.
화두는 오답은 있을지언정 정답은 없습니다.
오답의 기준은 바로 중도입니다.
태고보우 선사가 태고암서 정진하다 깨닫고 중국으로 가서 임제종 18대손 석옥청공 선사를 찾아갑니다.
질문을 던지고 점검합니다.
‘우두법융 스님이 도신 스님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많은 새들이 꽃을 물고 왔는가?’
태고보우 스님은 망설이지 않고 답합니다.
‘부귀하면 자식들도 우러러보기 때문입니다.’
석옥청공 스님이 다시 묻습니다.
‘도신 스님을 만난 뒤에는 왜 꽃을 물고 오는 새가 없는가.’ ‘가난하면 자식도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나무들은 겨울이면 잎을 떨굽니다.
벌거벗은 나목이 됩니다.
이 나무에 뭐가 들러붙겠습니까?
도신 스님 만나기 전에는 마음의 때를 못 벗어서 번뇌망상이 많이 붙은 것입니다.
도신 스님 만난 후에는 마음자리를 밝혀 번뇌가 없다는 뜻입니다.
청정한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그 마음자리 밝히는 게 수행이고 선입니다.
정리하자면, 부처님 말씀은 활과 같습니다.
친절하게도 마음 심(心)자 하나 설명하는 팔만사천법문이 나왔습니다.
선은 활줄과 같다고 했습니다.
활줄과 활이 연결될 때 둘러 말하지 않습니다.
선의 용어는 간명합니다.
안목 있는 분들이 볼 때 오늘 제 설명은 부질없다고 하겠습니다.
대의단이 잘 안되면 용맹심을 내야 합니다.
대분심이라고도 합니다.
역대 제불조사가 출격 대장부라면 나라고 안 되겠느냐.
마음자리 밝힌 분 있다면 나는 안 되겠는가?!
위대한 선사들 그 마음바탕은 여러분과 다 같습니다.
다만 그분들은 했고 우리는 안 한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