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말씀

작성일 : 23-06-21 14:26
있는 그대로가 '나'이다(1) - 숭산 스님
 글쓴이 : 도심혜천
조회 : 3,421  
있는 그대로가 '나'이다(1)

​

​숭산 스님

​

​春來草自生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는 것이고

靑山自不動
청산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며

白雲自去來
백운은 바람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는 것이다.

봄이 오면 풀이 저절로 나므로 중생이 오면 근기를 따라 대접하고, 청산은 동요가 없으므로 마음은 동요가 없다.

동요 없는 마음이 바람을 만나면 흰구름처럼

인연따라 동서로 윤회한다.

옛날에는 가고 싶지 않은 곳에 억지로 끌려 다녔고 나고 싶지 않은 곳에도 억지로 나서 살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그 입을 마음대로 돌리고 다니면서 삼계의 귀한 손님 노릇을 한다.

굴리느냐 구르느냐, 그대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마장동 도살장에 가보면 수없는 소들이 “음매 음매”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리며 들어온다.

일평생 여물죽을 먹고 논과 밭들을 다니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소들이 이제 마지막 몸 바칠 곳을 향해 보보등단(步步登壇)한다.

그러나 어떤 소는 대담하게 매를 맞을 필요도 없이 제발로 걸어 들어가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죽지 않으려 몸부림 쳐도 죽지 않는 것이 아닌데 죽는 마음, 그것 하나 때문에 공포의 눈물이 육신을 적신다.

가련한 인생. 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과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문자에 팔리고 이름에 팔리고 재산에 목 메인 인생들은 분별 속에서 죽어간다.

그러므로 조주스님은 불법을 물어오는 사람에게 차나 마시고 가라고 하였다.

“스님, 부처가 무엇입니까?”

“차나 마시고 가게(喫茶去).”

“스님, 마음이 무엇입니까?”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도가 무엇입니까?”

“차나 한 잔 마시게.”

​아니면 불법을 물을 때마다 “다리 밑을 내려다보라”고 하였던 것이다.

네 앞도 모르는 놈이 부처를 알아 무엇하며 불성을 알아 무엇하려는 것이냐는 말이다.

돌아볼 일이다.

나의 다리 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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