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8-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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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를 지켜가면서 살라(3)
묘허 스님
乾坤虛豁 無壅塞... 건곤이 허활하여 무옹색 하다 그랬거든.
하늘 건乾인데, 운문스님의 간시궐乾屎厥(마른 똥막대기)할 때는 마를 간乾이라고도 읽습니다.
한 납자가 운문스님을 찾아가서 如何是祖師西來意(여하시조사서래의)닛고, 그랬거든?
어떠한 것이 조사(달마대사) 서래의(서쪽 인도에서 중국 동토로 오신) 뜻입니까?
말은 그렇게 묻지만 그 속에는 무엇이 불교입니까?, 무엇이 부처입니까? 라는 불교 전체를 묻는 의미가 다 담겨있어요.
그러자 운문스님은 乾屎厥(간시궐)~~ 그랬거든?
'달마대사가 중국에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묻는데 운문스님은 왜 간시궐(마른 똥막대기)이라고 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자꾸 의심하는 것이 간시궐(마른 똥막대기)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하는 참선이야.
다시 운봉스님 게송으로 돌아가서.
하늘과 땅(건곤乾坤)이 비고 넓어서(허활 虛豁) 옹색함이 없는데, 森羅萬象 自長短 (삼라만상 자장단).
그 가운데 삼라만상이 지 스스로가 자장단이야.
이 우주에 아무리 많은 인간이 살고 세상이 복잡하다 한들 클 데가 없어 못 크는 것이 아니고, 같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도 다 달라요.
이 우주법계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이 자장단이야.
지 스스로 굵은 것은 굵고 가는 것은 가늘고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다.
이 우주 만물을 두고 이르는 것 같지만 그 뒤에 답이 나와요.
富貴貧賤 前世作 (부귀빈천 전세작).
전생에 내가 지어온 대로 받고 사는 겁니다.
내가 항상 하는 얘기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뭣하러 왔느냐?
누가 보내줘서 온 것도 아니고,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야.
인생을 살아보면 천석군은 천가지, 만석군은 만가지 걱정이, 걱정없고 괴로움 없이는 살 수 없지요.
마음대로 뜻대로 안되잖아.
이게 인생살이야.
부귀빈천이 다 따르게 되어 있어요.
전생에 내가 지어온 대로(前世作) 이야.
世人顚倒 分外求(세인전도 분외구).
세상 사람들이 분수 밖의 것을 구하고 탐하니까 마음대로 뜻대로 안돼요.
분수대로 살면 얼마나 좋아?
걱정 있을 게 없어요.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부유하면 부유한대로, 배우면 유식한대로 무식하면 무식한대로 현실에 만족하고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게 의무를 다해 하루하루 후회없는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거야.
하루 밥 한끼 덜 먹어도 만족하면 행복하고, 억만금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주 쳐다보고 살다보니까 맘대로 뜻대로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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