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8-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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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이지 않는 공덕(1)
법상 스님
매일 매일 생활 속에서 수행하고 정진하고 그렇게 실천하다가 어느날 문득 '내가 뭐 하고 있나' 싶고 '수행이 되고 있기는 한건가' 싶고 '지금 잘 가고 있나' 싶은 의심의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딱 눈에 보이는 표준이 정해져 있어서 실천하고 수행하는 만큼 딱 확인할 수 있다면 참 좋겠는데 이 수행이란 것은 그렇게 딱 정해져 있지 않단 말입니다.
우리는 자꾸만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으로 인식하는 습관이 되어 있어서 무엇이든 육근으로 감각적인 인식을 해야 비로소 해 놓고도 뭐 '한 것' 같지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초발심도 퇴색해지고 자꾸 힘만 들고, 또 의심 들고 그런단 말입니다.
그러나 매번 말하지만 눈에 보이는 세계는 참 작다고 그랬어요.
눈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고 원만한 것입니다.
이쪽 언덕 위에 있는 사람이 저쪽 뒤에서 한계단 한계단 올라오는 사람을 볼 수가 있나요?
분명 그 사람은 걸어 올라오고 있지만 우린 볼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 걸음 걸음이 쌓여 어느 순간이 되고 나면 비로소 그 모습을 딱 볼 수가 있단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한발 한발 걷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죄업을 계속해서 지을 때 당장에 그 과보가 나타나지 않다보면 죄 지은 것도 모르고 당장에 잘못되는 것도 없다보니 '괞찮겠지' 하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당장에 지은 것이 보여 지지 않는다고 내 안에 그 죄의 업장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잠시 보여지지 않고 있을 뿐이예요.
분명 인과 연 이 닿는 그 인연화합의 순간이 오면 죄의 과보를 온당 하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작은 죄업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날 불현듯 큰 병에 걸려 괴로워하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나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져야 하기도 하고, 잘 되던 일이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란 말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모르다 보니 당장에 돈 좀 더 벌고, 명예나 권력 지위 좀 올라가는 일이라면 아무리 나쁜 짓이라도 쉽게 쉽게 저지른단 말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괴롭고 힘겹더라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차라리 힘겹게 걸어가지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모습으로 이 법계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쉬운 길을 택하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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