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1-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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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화두 십종병(十種病)(1)
구산 스님
대개 수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에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
요즈음 사람들은 자신이 정안(正眼)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누가 이상한 말을 하면 그것이 진리인 양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게 자기가 속아 넘어가는 예가 허다하다.
옛사람은 공부하는 납자(衲子)를 제접(提接)하는 것을 가을철 풋밤을 까는 것에 비유하였다.
밤이 익으면 밤송이가 저절로 벌어진다.
그때는 밤을 까려고 하지 않아도 밤알은 자연히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익지 않은 밤을 억지로 까게 되면 밤알이 으깨어진다.
공부도 이와 같아서 깨치지 못할까 염려하지 말고 제반사(諸般事)를 일도양단(一刀兩斷)하여 애를 쓰다 보면 알밤이 터지듯 자연히 툭 터지게 된다.
그러나 간혹 요행수를 바라기도 하고 선지식이라는 사람이 말을 실수하여 공부를 그릇 되게 하기도 한다.
또 날개 안 돋은 새끼 새가 날아가려고 퍼덕거리다가 떨어져 죽듯 공부가 딱지도 떨어지기 전에 조실이나 선지식 행세를 하려다가 망신당한 사람이 허다하다.
이런 선병(禪病)을 방지하고 자기가 자신의 꾀에 속아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무자화두(無字話頭)의 십종병(十種病)을 열거하여 후인(後人)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무자화두의 열 가지 병은(선문십종병, 禪門十種病) 보조국사께서도 분명히 가려 놓았으니 구도인은 신중히 살펴보고 또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유와 무의 견해를 내지 말라.
공부하는 사람은 마땅히 조사공안(祖師公案)인 화두를 깨치고 생사 해탈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조주(趙州) 무자화두(無字話頭)를 식심(識心)으로 "무(無)"는 "유(有)"에서 "유(有)"는 무(無)"에서 나왔다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이 상대적인 개념을 초월하여 절대적인 진리를 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치만으로 따지고 분별하여 이 "무(無)"자 화두를 알았다고 떠들어 대며 다른 사람을 기만하는 술책을 쓰는 것이 병이다.
둘째, 진무(眞無)의 무(無)로 헤아리지 말라.
인간만이 불성(佛性)이 있고 개는 불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다.
불성은 우주에 충만하거늘 꿈틀거리는 미물뿐만 아니라 천삼라(天森羅) 지만상(地萬象)에 이르기까지 불성이 없는 곳이 없다.
어디에는 불성이 있고 또 어디에는 불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병이다.
[출처] 구산 스님 - 무자화두 십종병(十種病)(1)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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