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2-24 21:34
 조회 : 4,388
|
15세 청상과부(3)
범철 스님
철없는 신랑은 신부에 대해 애정 한 번 표현하지 않은 채 친구들과 물장난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시아버지는 가문이 절손(絶孫)되어 문을 닫게 되었다고 장탄식을 하면서 몸져 누워 버렸다.
시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의 원인을 어린 며느리에게 뒤집어 씌었다.
상복을 입고 울고 있는 며느리의 머리채를 쥐어잡아 뜯고 손으로 며느리의 온몸을 쥐어뜯으며 악을 피웠다.
“네 년이 복쪼가리 없는 청상과부 팔자여서 금쪽같은 내아들을 잡아 먹은게야. 이 천하에 요물아! 나쁜 년아! 요물같은 년이 어찌 내집에 들어와 내아을을 저승하게 만들었는고! 아이구…나쁜 년!”
금숙은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머리가 생채 뽑히고, 온몸에 쥐어 뜯기고 매 맞아 상처를 입으면서도 두 손을 파리 앞발 부비듯 부비며 울면서 애소했다.
“아버님, 어머님, 제가 잘못했어요. 저를 죽여주세요.”
시어머니는 눈에 퍼런 불을 켜고 더욱 매를 치고 악을 피웠다.
“오냐! 말 잘했다. 네년을 죽여 내 아들과 합장을 시켜 주겠다. 저승가서 내아들 종년이라도 해야지!”
마을 사람들이 제지하지 않았다면 박금숙은 신랑 장례식 때 시어머니로부터 매 맞아 죽었을 것이었다.
아들이 죽고 난 뒤부터 시어머니의 며느리 학대는 시작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악을 피웠다.
“내 아들 잡아먹은 년아! 이 요물아! 이 나쁜 년아!”
며느리가 밥상을 차려가면 머리에 흰 수건을 두른 시어머니는 눈에 불을 켜고 벌떡 일어나 발길로 밥상을 걷어 차버리는 게 부지기수였다.
시어머니는 밥상을 걷어차고 이어서 며느리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손으로 며느리의 온몸을 쥐어뜯었다.
손톱에 뜯긴 며느리의 상처에서는 선혈이 낭자한 것이 부지기수였다.
박금숙은 시어머니로부터 온갖 수모와 학대를 못이겨 친정으로 도망을 쳤다.
그때마다 친정어머니는 딸의 매맞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한스럽게 울면서 단호하게 이렇게 말할 분이었다.
“한 번 시집 가면, 죽어도 시댁 귀신이 되어야 하는 게야! 우리도 굶어죽게 생겼는데 어찌할 수 없구나. 어서, 시댁으로 돌아가거라.”
박금숙은 다시 시댁으로 돌아와 모진 학대를 받으면서 죄인 아닌 죄인으로 생각하고 한을 삭이면서 낮에는 논과 밭에서 소처럼 일했고, 밤에는 물레를 돌렸다.
물레를 돌려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세월은 흘러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갔다.
시아버지가 죽고나자 시어머니의 학대는 더욱 심해졌다.
고통속의 박금숙의 앞에 새로운 인생이, 마음의 의지처가 생겼다.
어느 날, 집 대문 쪽에서 목탁소리가 들리고 낭낭한 독경소리기 들려왔다.
그때 누워있던 시어머니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며느리를 소리쳐 불렀다.
“야, 지금 들려오는 것이 스님의 염불소리냐?”
“예, 어머님.”
“어서 가서 그 스님을 모셔 와라! 아들 천도를 물어보야 하겠다.”
[출처] 범철 스님 - 15세 청상과부(3)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작성자 성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