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말씀

작성일 : 21-06-08 09:07
지혜와 망상(2) - 우룡 스님
 글쓴이 : 기획원장
조회 : 3,912  
지혜와 망상(2)

​

​우룡 스님

​

​이것을 잊지 마십시오.

하지만 지금 지니고 있는 이 생각이 딱 떨어져 나가 버리고 다른 깨끗한 마음이 들어온다거나 다른 지혜가 들어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금가락지를 녹여 금목걸이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가락지 시절의 금이 딴 데로 가버리고 다른 곳에 있던 금을 가지고 목걸이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금가락지가 그대로 금목걸이가 되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차별념(差別念)을 일으켜 번뇌망상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중생임을 자처하는 우리는 번뇌망상이 일어나면 거기에 그대로 휩싸여 있을 뿐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설 수 없다고 생각해버립니다.

왜냐하면 '나는 어리석은 중생'이라는 생각 속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중생과 부처를 둘로 갈라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가락지와 금목걸이는 같은 금으로 만든 것이라 했습니다.

일체의 장애가 결국은 깨달음, 곧 구경각(究竟覺)이 됩니다.

좋은 생각, 나쁜 생각이 모두 해탈이고, 법을 이루고 법을 어기는 것이 모두 열반이며, 어리석음과 지혜가 모두 반야일 뿐 아니라, 무명, 진여가 한 경계입니다.

하지만 자꾸만 차별념(差別念)을 일으키고 분별심을 내어 번뇌망상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요 지금의 우리 모습입니다.

일본 북부의 후쿠리쿠[北陸]에 있는 염불종의 한 사찰에는 대처승이지만 대학교수요 박사요 일본에서 손꼽히는 화가이신 노스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법회가 끝날 무렵 그 절에 다니는 한 할머니가 노스님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님, 이해가 된다고 하면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까?"

"이해가 된다는 것 자체가 벌써 구제를 받은 것이지요."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할머니는 반박을 했습니다.

"스님처럼 거룩하신 분이라면 몰라도 우리 같은 범부중생이 '이해하는 그 자체로 구제를 받았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노스님은 한쪽 옆에 앉아 있는 자신의 아내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나의 팬티를 하루에 두 번 이상 빨래합니다."

"예?"

"나이가 많은 나는 대소변이 나오는 것도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아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대소변이 묻은 나의 옷을 씻습니다. 이러한 내가 무엇이 거룩합니까?"

그 말을 들은 대중이 숙연하게 있자 노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모두가 부처님이 하는 일이지. 똥을 싸는 나도 부처님이요, 나의 팬티를 하루에 두 번 세 번 씻는 저 사람도 부처님이야. 이곳은 부처님의 세상이야. 부처님들끼리 사는 세상이지."

[출처] 우룡 스님 - 지혜와 망상(2)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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