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말씀

작성일 : 21-06-07 09:07
지혜와 망상(1) - 우룡 스님
 글쓴이 : 기획원장
조회 : 3,841  
지혜와 망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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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룡 스님

​

​거듭 강조하건데 불교를 착각하여 엉뚱한 생각을 갖고 엉뚱한 기대를 걸면 옆길로 가게 됩니다.

이것이 망상입니다.

중생이 깜깜할 때는 전부가 망상입니다.

저 밑의 계단에 있을 때는 망상 속에 서로 얽혀들어 허우적거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염불이나 화두나 간경 등의 공부를 꾸준히 지어나가면 언젠가는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와 계단 끝에 오게 됩니다.

물 흐르듯이 쉬임없이 노력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망상이 지혜로 바뀝니다.

노력의 결과, 어떤 차원에 도착하고 나면 어리석고 어두웠을 때의 망상이 바로 지혜가 됩니다.

망상이라고 하는 것이 똑떨어져 나가버리고 그 자리에 다른 곳에 있던 지혜라고 하는 것이 딱 들어와 앉는 것이 아니라 본래 우리가 갖고 있는 그 자체의 지혜를 회복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떨어져버리는 차원에 가면 행동 하나하나는 물론이요, 성을 내는 것까지도 그대로 지혜가 됩니다.

우리 불교계에서 천진도인으로 유명했던 혜월(慧月:1862~1936) 노스님의 일화는 우리의 망상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혜월스님께 한 신도가 찾아와 아버지의 49재를 청하면서 일금 1백원을 시주하였습니다.

당시로서는 거금인 1백원을 가지고 재 준비를 하기위해 시장으로 가는 길에 한 여인이 노상에 앉아 넋을 잃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본 스님은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남편이 빚보증을 잘못 서서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빚쟁이들에게 시달려 죽을 지경입니다."

"그 빚이 얼마나 되느냐?"

"80원입니다. 가난한 저희로서는 만져보기조차 힘든 큰돈입니다."

혜월스님은 재 지낼 돈 1백원 중에서 80원을 주었습니다.

"이 돈으로 빚을 갚고 용기를 내어 사시오. 바른 마음으로 열심히 살면 잘 살 날이 올 것이오."

여인에게 용기를 심어준 혜월스님은 당장의 생활비조차 없는 딱한 사정을 불쌍히 여겨 나머지 20원까지 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빈손으로 절로 돌아왔습니다.

또 한 번은 신도가 낸 49재 비용을 들고 시장으로 가다가 양쪽 다리가 몽땅 끊어진 걸인이 길가에서 달달 떨고 있는 모습을 보고, 혜월스님은 아무생각 없이 그 돈을 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재 잘 지냈다. 진짜 재를 잘 지내 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이 자주 있게 되자 노스님 밑에서 절 살림을 맡고 있던 맏상좌 운암스님은 답답한 마음에 가끔씩 항의를 하였습니다.

그러면 혜월스님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말을 막았습니다.

이에 운암스님은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습니다.

"도인스님에게도 진심(嗔心)이 있습니까?"

"이놈아, 이것이 어찌 진심이고? 방광(放光)이지. 광명을 발하는 것이니라."

도인 혜월스님은 조금도 걸림 없이 즉석에서 말했습니다.

참다운 재가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신 혜월노스님의 고함소리!

우리에게는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일이 번뇌망상이 되지만 마음에 집착이나 미련이 떨어져 나가버리면 우리 생각이 그대로 지혜가 되고 중생을 위하는 길이 됩니다.

[출처] 우룡 스님 - 지혜와 망상(1)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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