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말씀

작성일 : 21-03-24 10:07
지혜롭게 참구하라(9) - 무여 스님
 글쓴이 : 기획원장
조회 : 4,171  
지혜롭게 참구하라(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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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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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입산한 지 10년이 되는 여름 어느 해제철이었는 거래요.

문득 미국여행을 하고 싶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며칠 후에 미국에 이민 가서 사는 누님의 집으로 도망치듯이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고 합니다.

미국 관광을 거의 한달 가량이나 했다고 해요.

마지막 코스로 조카들을 위해서 태평양 연안의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변을 당했다는 거래요.

사고 현장에서는 그도 전혀 의식이 없었는 거래요.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5일이 지난 뒤였는 거래요.

의식이 돌아오니 온몸이 서서히 아파오더랍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리 하나를 절단하고 얼굴에 화상을 입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는 거래요.

일주일 만에 자신의 피해상황을 알게 됐어요.

조카 두명과 보살 한명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 앞이 캄캄해지더라는 거래요.

붕대를 감은 얼굴조차 들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그때 문득 어디에서 힘이 났는지 벌떡 일어나서 엉엉 울었다는 거래요.

어찌나 큰 소리로 울었던지 담당의사와 간호원이 달려오더랍니다.

얼마를 울다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고 생각했다는 거래요.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일이 뭐냐? 그야말로 코너에 몰릴 대로 몰린 내가 할 것이라고는 화두뿐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거예요.

생각하니까 문득 습관적으로 늘 하던 화두가 들리더랍니다.

그래서 죽자사자 막 화두만 들었는 거래요.

오직 화두, 화두, 화두, 막 미친 듯이 화두만 들었는 거래요.

그래 드니까 불과 몇 분 만에 진의가 돈발하더니 아주 성성하게 되는 거래요.

그렇게 안 되던 화두가, 20년 간이나 미적지근하게 안 되던 화두가, 막 가슴이 답답하니 막 목이 콱 막혀서 들리더라는 거예요.

그는 간호원이 와서 치료를 하든 말든 간병인이 드나들든 말든, 심지어 음식도 일체 안 먹고요, 며칠간 오줌도 그냥 쌌다는 거예요.

그냥 미친 듯이, 미친 듯이 오직 막 화두, 화두만 들었다는 거래요.

그렇게 안 되던 화두가 이내 선정에 들어서 타성일편이 되더라는 거예요.

며칠 만에 의사와 간호원이 어찌나 음식을 먹으라고 종용하는 바람에 깨서 음식을 받고 또 선정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한 열흘쯤 지났을까?

자신을 점검하고 반성하게 됐다는 거래요.

반성해 보니까 지난 8년간이 수행한답시고 선원과 토굴을 오간 그 8년간이 오히려 악업만 지은 것 같다는 거래요.

자신이 참으로 바보였고 우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 거래요.

이 공부하기에는 똑똑한 편인 줄 알았는데 가장 어리석은 사람처럼 느껴지더라는 거예요.

자신을 자세하게 점검하니까 발심도 진정으로 못한데다가 신심도 돈독하지 못했고요, 정진도 하는 것처럼 상만 피웠지 참으로 애쓰지 못했는 거래요.

좌복 위에 앉으면 예사롭게 졸기도 하고, 심지어 습관적으로 졸기를 했어요.

수행에서는 망상이 금물이거든요.

의식적으로 망상을 피우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계획적으로 번뇌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음식타령도 하고, 방선(放禪) 시간에는 차를 즐기고요.

후식 들식을 해야 직성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은 도반들과 어울려서 온갖 잡담도 하고요.

포행 한답시고 다니면서 세속 일에 열을 올리고 관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해제가 되면 해제비도 상당히 지급이 되니까, 해제비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심지어 금전에 욕심까지 내는 못난 스님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해제하면 몇몇 스님과 짝을 지어서 이절 저절 다니며 만행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신도 공양을 받고 산철 공양을 즐기면서 젊음을 달래기도 했는 거래요.

그냥 보통 평범하게 예사롭게 그럭저럭 살았는 거래요.

그는 그런 지난 10년 동안의 승려생활은 완전히 허송과 다름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는 거래요.

그런 수행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만류하던 부모형제를 두고 입산출가했다니 자신이 너무나 측은하고 가엾게 느껴졌는 거래요.

걸핏하면 공부중의 공부, 최상의 공부를 한다는 요란을 떨고 소란을 피웠지만 엄격하게 말해서 망상만 피웠어요.

그런 정도로 될 공부가 아니었어요.

그렇게 하는 공부는 10년이 아니라 평생을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았어요.

그것은 도(道)도 아니고 선(禪)도 아니며 수행도 아니었어요.

한철, 한철 공부한다고 전국을 다녔지만 이름이 결제지 결제다운 결제는 못 되었어요.

더 엄격하게 말해서 옷은 승복을 입었지만 스님도 못 되었고 수행자도 아니었어요.

이 공부는 예사롭게 졸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존다든가 의식적으로 망상을 피우는 그런 정신상태로는 공부한다 수행한다는 생각을 말아야 돼요.

먹는 데 관심을 가지고 차를 즐기고 잡담을 하고 세상일에 왈가왈부하는 그런 참선자는 수좌라 할 수가 없어요.

더구나 해제비에 신경쓰고, 돈을 알고, 산천구경이나 즐긴다면 그런 출가는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출처] 무여 스님 - 지혜롭게 참구하라(9)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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