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5-0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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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부처다(1)
숭산 스님
옛날 중국에 계현(戒賢) 스님이라는 부자 스님이 있었다.
사방팔리를 가도 그의 땅을 밟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천하 인민을 다 만나도 계현스님의 복과 학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유명한 스님이기 때문에 그의 문하에는 유불선에 정통한 많은 학인들이 모여들었다.
하루는 신찬(神贊)이라는 아이가 중노릇을 왔다.
와서 보니 스님의 문하가 융성하기는 한데 진짜 법을 알고 배우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기도를 드리며 의식을 익히다가 다음에는 글을 배우고 선방에 들어가 조금 선(禪)맛을 보았다.
그런데 스님께서 하루는 부르시더니 세 명의 상좌를 앞에 놓고, "너는 유가에 밝으니 유교를 더욱 깊이 배워 오너라." "너는 도교에 밝으니 노장(老莊)을 더욱 깊게 연구하여 오너라." 하여 유교와 도교에 밝은 두 제자에게 명하였다.
그리고 신찬에게는 선방에 가서 도를 공부하여 앞의 두 제자와 함께 천하의 자웅을 가려보라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3년 동안 쓸 돈을 하루에 한 냥씩 쳐서 천 냥이 넘게 주었다.
그러나 신찬은 마음공부를 하러 가는 사람이 돈을 짊어지고 가면 무거워서 도중 하차 하기 쉬우니 그냥 가겠다 하여 극구 사양하였다.
그리하여 세 사람은 각기 스승을 찾아갔는데 신찬은 그때 백장산의 도인 백장(百丈)스님을 찾아갔다.
백장 스님은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이라는 엄한 청규(淸規)를 만들어 놓고 아침저녁 예불 이외에는 쉴 틈 없이 일을 시켰다.
번뇌 망상이 일어 날래야 일어날 틈이 없었다.
3년을 지내고 돌아오니 그의 도반들도 모두 돌아와 있었다.
유교를 공부한 사람에게 물었다.
"너는 그 동안 무엇을 배워 왔느냐?"
"삼강오륜으로 수신제가(修身齊家)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도리를 배웠습니다."
도교를 공부한 상좌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을 배워왔느냐?"
"단전복기(丹田腹氣)로 신선(神仙)이 되어 가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유교에는 내생법(來生法)이 있던가?"
"예. 공자님께서는 전생 이야기나 후생 이야기는 일체 하시지 않았습니다, 단지 죽음 이전에 선행(善行)을 하여 자손만대에 덕(德)을 심어 갈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노자(老子)님은 신선 이외의 말은 하지 않던가?"
"복이 다 하면 타락하여 다시 인간이 되게 되는 것이니 타락하지 않도록 마음을 무위자연(無爲自然)하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신찬은 무슨 공부를 하였는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밥 먹고 일만 부지런히 하다가 왔습니다."
"그래? 하기야 저 사람들은 돈을 짊어지고 갔으니 돈 값을 하느라고 애를 썼겠지만 신찬(神贊)이야 빈 몸으로 갔으니 올 때도 가볍게 올 수밖에."
그리고선 자리를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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