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2-27 14:39
|
만번 참구해야 참화두 하나 얻는다(1) - 혜국 스님
|
|
 조회 : 3,020
|
만번 참구해야 참화두 하나 얻는다(1)
혜국 스님
예전에 이곳 봉은사에 허응 보우라는 훌륭한 스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당시 국가에서 탄압하던 불교를 다시 중흥시키고 스님들이 보는 과거시험 승과를 다시 부활시키셨습니다.
그 스님들 참선 과거 시험을 봉은사 선불장에서 열었는데, 그 때 시험 문제가 바로 ‘本來淸淨한데 忽生無明이라’ 즉 본래 인간은 청정한데 왜 무량업장이 생기기 시작했느냐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어서 보우 선사께서 시름에 겨워있을 때 당시 서산 대사가 터벅터벅 걸어와서 “本來淸淨本”이라고 벼락같은 소리를 질렀고, 그 한마디를 가지고 과거에 급제를 했습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인가. “우리가 다만 깨닫지 못해서 그렇지 우리가 본래 다 부처다”라는 부처님 말씀을 되풀이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음을 깨닫는 불교 본연의 자세에서 깨어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에 관해 얘기 해보고자 합니다.
허흥 보우 선사가 시험문제로 낸 것처럼 우리 마음이 본래 부처인데 왜 무명업자가 생기기 시작했느냐.
불교에서 말하는 무명이라는 것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처럼 어느 조상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것, 즉 내가 나를 깨닫지 못함으로써 생겨나는 것입니다.
봉은사 법당이 깜깜했을 때 어떻게 하면 환해집니까.
전등 스위치를 키면 어둠이 바로 없어져버립니다.
죄라는 것도 어둠이라는 것도 본래 없었다는 원리를 알게 되면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둠만 없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나마저 없어져버립니다.
이 법당과 저 법당과의 차이는 벽이 있기 때문이죠?
벽만 허물어 버리면 한 허공이에요.
이 집이니 저 집이니 하는 망상이 끊어진다 이 말입니다.
망상이 끊어진 것을 알려면 삼세인과법을 분명히 믿어야 합니다.
결국 참선과 인과법은 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선을 하려고 앉아있으면 저 끄트머리에 달려있던 생각까지 모두 떠오르는 것이 중생의 마음입니다.
예전에 좋아했던 아가씨, 어머니 생각이 나면 그 망상을 싫어하고 없애버리려고 하기 보지 말고 그것을 잘 들여다보십시오.
참선하는 사람들은 ‘아! 내가 전생에 이런 생각을 내 몸 안에 녹음해 놨구나. 이거는 놔두면 영원히 중생으로 남는데 이것을 천도를 시켜주자’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참선할 때 그 망상을 잡고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면 그 망상이 관세음보살로 버립니다.
그러면 내 마음 밭에 있는 망상이라는 죄 덩어리가 관세음보살로 변해버렸으니 내 마음 밭에는 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한번하면 한번 한 만큼, 두 번하면 두 번 한만큼 쌓여갑니다.
한 번의 참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만 번의 헛 기도를 해야 되고 한 번의 참 참선을 하려면 만 번의 헛 화두를 해야 합니다.
가만히 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복권이 툭 떨어지는 것은 도(道)가 아닙니다.
종교는 평소에 부단히 애를 써야하는 것입니다.
골프를 치는 사람도 얼마나 연습했느냐에 따라서 실력이 달라지고 붓글씨를 하는 수행하는 사람도 노력을 거듭할 때 자신이 달라지고 종교적인 신심도 커지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 수행하겠다는 사람은 안하겠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단 한번이라도 절을 더하고 단 한번이라도 기도를 더 해야 합니다.
큰스님께 가서 참선법을 물어서 어째서 내가 누구인가를 찾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