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2-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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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사고는 버려라(1)
의정 스님
불교는 꿈 깨는 일입니다.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하나. 구렁텅이에 빠져 죽을 텐데’라고 자나 깨나 그 망상에 사로잡혀 사는 토끼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토끼는 큰 나무 밑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별안간 꽝 소리 듣고 깨서 땅이 무너지는 줄 알고 급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토끼들이 ‘어딜 그리 급히 가느냐’ 물었습니다.
‘땅이 꺼지고 있으니 도망가야 산다’라고 하자 다른 토끼들이 놀라서 같이 도망을 갔습니다.
이 모습을 보던 사슴 무리가 토끼에게 ‘땅이 꺼지니 도망가야 산다’라는 말을 듣고 함께 도망을 갔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우 무리가, 늑대 무리가, 곰 무리가 급히 뛰었습니다.
그때 호랑이 한 마리가 그 모습을 보고 곰에게 물었습니다.
‘어딜 그리 급히 가느냐’
‘땅이 꺼지고 있으니 도망가야 합니다.’
‘네가 직접 보았느냐?’
‘늑대에게 들었습니다.’
호랑이는 늑대에게 달려가 곰에게 했던 것처럼 물었습니다.
그러자 늑대는 여우에게, 여우는 사슴에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끝내 앞에서 뛰던 토끼에게 다가간 호랑이가 물었습니다.
‘자네가 땅이 꺼지는 것을 봤느냐?’
‘제가 나무 밑에서 자는 데 꽝 소리가 나서 땅이 꺼지는 소리 같아서 도망갔습니다.’
이 말을 들은 호랑이는 ‘내가 볼 땐 땅이 꺼지는 소식은 없다. 보고 도망가도 늦지 않으니, 보고 땅이 꺼져 있으면 같이 도망가자’라고 동물들을 설득했습니다.
동물들은 큰 나무 밑으로 가봤습니다.
보니까 땅이 꺼지는 게 아니라, 나무에 달린 큰 열매가 땅에 뚝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땅이 꺼지면 어쩌나 걱정만 하다보니 토끼에겐 열매 떨어지는 소리가 땅이 꺼지는 소리로 들렸던 것입니다.
이 일화는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나라를 잃었고, 한국전쟁으로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분단 아픔 속에서 산업을 발전시켜 경제를 일으켰습니다.
세계 10위권이라는 엄청난 부를 창출했습니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피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룩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자, 한국인의 위대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살률 세계 1위입니다.
산업재해도 1위입니다. 40~50년 전만 해도 유럽 국가들이 자살률 1위를 돌아가면서 했습니다.
30년 전부터 일본이 1위를 차지하다, 우리나라가 지금 자살률 세계 1위를 10여 년 하고 있습니다.
기록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영국 어느 대학에서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12가지 불평등 설문조사에서 이념, 세대, 교육, 종교, 지역 등 7개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1위를 했습니다.
굉장히 풍요롭지만, 과학과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했지만 폐해가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폐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우리를 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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